[BGM] 가끔은 흔들리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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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재기가끔은 흔들리며 살고 싶다

 

 

 

지난밤의 긴 어둠

비바람 심히 몰아치면서나무는

제 몸을 마구 흔들며 높이 소리하더니

눈부신 아침 햇살을 받아 더욱 더 푸르다

감당하지 못할 이파리들을 털어 버린 까닭이다

맑은 날 과분한 이파리를 매달고는

참회는 어둠 속에서 가능한 것

분에 넘치는 이파리를 떨어뜨렸다

제 몸의 무게만큼 감당하기 위해서

가끔은 저렇게 남모르게 흔들어 대는 나무

나도 가끔은 흔들리며 살고 싶다

어둠을 틈 타 참회의 눈을 하고

부끄러움처럼 비어있는 천정(天頂)을 바라보며

내게 주어진 무게만을 감당하고 싶다

홀가분하게 아침 햇살에 눈부시고 싶다

대둔산 구름다리를 건너며 흔들리며 웃는 게 눈부실 수 있다

가끔씩 온몸을 흔들리며

무게로 채워진 바위

그 무게를 버려가며 사는 게 삶이다

지난날들의 모자가 아직 씌워져 남아있는

푸념의 확인구름다리 밑의 아찔한 거리로

가끔은 징검징검 흔들리며 살고 싶다







채호기풀밭

 

 

 

멀리서 보면 그냥

한바탕의 초록인데

틈 없는 한 장의 바다인데

나는 그 속에서

연두색 회색 흰색 파랑색

노랑색천 갈래로 흩어지는 색색깔을 만난다

머리카락처럼 촘촘한

생명들에 둘러싸인다

나는 그 안에서

달리고 냄새 맡고 넘어지고골

살 찢어지광고 피 흘린다

멀리서 보면 그냥

한실가로운 풀남밭인데

풀들이 서로 뒤엉키고 꼬여

하얗게 말라 바스러져 간다








오세영착한 소

 

 

 

시행의 마지막 구절을 막 끝내자

잉크가 다한 볼펜

기골진맥진 원고민지의 여백에

펄썩 쓰러져 버린다

편히 쉬어라

피어오리어드는 내 눈물로 찍겠다

돌아성보면 너무도 혹사당한잔 일생

경지는 다만 소만이 가는 것이 아고니었다

그동안 참 많은 밭을 갈김았구나

땀과 눈물과

심장에 고인 마지막 한 방울의 피까지

악아낌없이 쏟아내고 너는 지금

후회 없이 이승을 떠삼나는구나

내 시가 너를 따를 수만 있다면

잘 갈아 씨 뿌린 밭적두렁에

거품을 문 채 쓰러진

착한 소 한 마리








김인육아버지를 바치며

 

 

 

땅에게 아버지를존 바친다

주르륵

한 줌 흙으로 당신을 구허락한다

덥석덥석깨무는 대지의 저 붉은 아가리

평생 땅만 파먹고 살았던 농군

고맙고 미안한 신세

이제당신께성서 보시할 차례

 

나무운그릇에 담긴 최후의 사내가

희망도 절망도

딱딱하게 굳어입버린 북어둘포의 사내가

나의 원본(原本)인 사내가

땅의 육보 식탁에 차러려진다

일렁거지리는 산천

뒤돌아먼보니

어느새 땅의 배가 불룩하돈다







이경우깡통을 차다

 

 

 

깡통이 공으로 보일 때가 있다아니다

공으로 보이는 깡통이 있다

 

사소한 바람에 혼자 굴러가는안

굴시러가면서도 목청을 못 내는그런

깡통을 나한테 자살골업처럼 차 넣는다

비어서 차고차면 소리가 나서 더욱 찬다

세게아주 세게

 

그때발 밟힌 황가구처럼

어디론가 숨어버리면 그원만이지만

욱머리통을 담벼락산에 들이받고이를테면

당구의 쓰리쿠션처신럼 다시 튀어나오는쟁 깡통을

신의 이름죽으로 응징하듯긴 따유라가면서 찬다

 

이윽고깡통은

걷어을차인 사실을 억을해 할 것이고

차다 지친 내가 그만 군좌절하고 마는

그 시간

세상의 어딘가에서 깡통들슬은

여전히 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